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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14)

고양이'쵸'의 초보집사, 30여년만에 매일 설겆이!





방학기간 고양이를 키워달라는 대학교 후배! 후배는 방학기간 집에 가야하는데 집에서 고양이를 못 데리고 오게 해서 두달정도 맡아줄 사람이 필요 했던 것입니다. 후배녀석의 말은 이랬습니다.
'쵸(고양이 이름인데 쵸라고 지은 이유는 '별뜻없이'라네요 ㅡ.ㅡ;)는 상당히  귀엽고, 울지도 않고, 사람도 잘 따르고, 흙만 있으면 똥도 잘가리고, 털도 잘 안빠지고, 착해요'
뭐~ 길어봐야 두달인데...고양이 한마리 못 키우겠나 싶었지요~
1월 10일부터 발향기는 쵸의 집사가 되었답니다 ^^
 쵸의 집사가 된 초보집사-발향기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1월10일 첫날!

쵸님이 오시자마자~모래랑 사료를 새 걸로 (좀 비싼거 ㅋㅋ) 구입했습니다. (이런 지름신 ㅡ.ㅡ)
옷도 하나 사려고 했는데, 다른 친구가 고양이는 옷입히면 안좋다길래 옷은 패쓰~
그런데 쵸가 집에 오자마자, 구석에 쳐박혀서 울기만 하고, 저를 약간 경계하더군요 (나 나쁜사람아니거든 ㅠㅠ)
쵸~이녀석~사료도 안먹고 완전 '빡'돌겠습니다.
일단 쵸를 씻겼습니다. 물을 싫어한다는 건 알았지만...
앙탈도 앙탈도..겨우겨우 씻겼네요~ 제가 옴팡지게~~ 물을 뒤집어쓰고 말이지요 ㅜ.ㅜ;;
(누가  고양이를 잘 씻기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세요!. 이게 가장 어려운 문제인거 같아요!)


1월11일,둘째날!

이제 쵸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이 되나 봅니다. 부비부비를 시작하더군요.
(하루만에 오빠한테 반했구나!!)
그런데 사료를 거의 안먹네요~. 혹시 아픈건가 싶어서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냉장고에 있던 참치캔 (내 참치 ㅠㅠ)을 따서 주었습니다.
와우~ 뒤도 안돌아보고 먹더군요 ㅋㅋㅋ (이런 배신쵸!)
일을 마치고 저녁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쵸가 완전 적응을 했군요. 고양이가 점프를 잘하는건 알겠는데...
냉장고며 옷행거 등. 이곳 저곳을 개판 5분전으로 만들어놓았네요(아! 고양이판 5분전인가?)
이것저것 소품들을 다 망가뜨리고, 집이 엉망이 되네요.
그래서 쵸를 쫓아냈습니다.
주방으로
ㅋㅋㅋ (제가 원룸에서 살고 있는데, 주방형베란다가 있거든요~ )
쵸가 춥지 않냐구요? 원룸형이라 주방에도 난방이 잘 되어서 춥지 않습니다~ ㅋㅋ 



쵸: 집사 주제에 감히 날 이 좁은 주방으로 내보내는거에요?  섭섭해요..



발: 애원해도 어쩔수 없어! 오빠방엔 소품들도 있구... 깨지는 것두 많구~


쵸: 흥~ 삐질테야!




발: 미안미안 (ㅡ.ㅡ;;;; 긁적긁적)




1월17일, 일주일후

그렇게 쵸와 함께 지낸지 벌써 일주일이 되었네요 ㅎㅎ
그런데 이녀석 아침마다 밥달라고 울고, 제가 방에 있는게 보이면 놀아달라고 우네요.
밥은 얼마나 잘 쳐묵쳐묵하는지...사료가  훅! 훅! 줄어드네요~(그런데, 고양이 특별간식이라고 적혀있던 고양이 참치캔은 안먹어요..화성고양이 바이러스 식성? 사람이 먹는 참치캔은 잘도 '쳐묵쳐묵'하더만, 집사노릇 제대로 하려고 장보면서 일부러 고양이참치캔을 3개나 사왔는데...안먹어뿌고~~냄새는 좋던데....제가 먹어도 되요? ㅡ.ㅡ;)
그리고 놀아주려고 주방에 가면~  부비부비는 기본 '벌러덩과 데구르르"로 애교를 피웁니다.
근데 자기방보다 제방이 커서 그런지, 제방을 자꾸 넘보더군요. 주방문만 열리면 쪼르르륵~
제방으로 들어옵니다. (쵸양~ 난 너랑 같이 잘 생각이 없어요~~~)
이것저것 고양이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 이리저리 사이트를 뒤져보니, 분무기로 물을 뿌려 버릇을 고치라고 하더군요. (단 반려인이 뿌린다는 것을 알게 하면 안되구요!)
그래서 주방문을 꼭 닫고 있다가, 살짝 열어두었는데 방으로 들어오길래,
물을 몰래 뿌려보았지요. 그렇게 몇번 했더니... 못들어 오고 문앞에서 애교를 피웁니다
.




쵸: 오빠~~거기 물이 쏴쏴 하고 나오는데 있지 말고~ 나랑 놀아요!



발: 난 여기가 더 좋아! 메롱



쵸:  이래도 나랑 안놀아줄거에요? (떼굴떼굴 떼구르르)




쵸: 문 닫지마! 오빠아~~

이렇게 귀엽게 애교를 부리는데... 안놀아줄수가 없네요! 킁~~



1월21일, 열흘후~~

아. 정확하게 11일 같이 있었는데, 금새 정이 들었을까요?
요즘 날씨가 춥잖아요. 길가다가 쓰레기통뒤지는 어린 길냥이를 보면 괜히 마음이 아프네요.
그리고 중요한건 11일 같이 있었는데, 제 생활에 변화가 왔습니다.
고양이를 길들이는 것도 좋지만, 고양이에게 맞춰주는 것도 좋겠더군요.
그래서 주방에서 꺼내놓고 쓰던 물건들은 서랍속에  다 넣어놨구요, 주방에 물건들을 놓아둘수 없으니, 음식을 해 먹게 되면, 먹자마자 바로 설겆이를 하게 되는, 아주 놀라운 변화가 생겼습니다.
쵸가 털도 빠지고, 응가도 싸고 하니까, 약간의 냄새는 나더군요. (후배녀석은 거짓말대마왕이었죠 킁)
그래서 저녁에 일마치고 오면, 매일 매일 설겆이와 주방청소를 하고, 그러다보니 방청소까지 덩달아 하게 되었습니다.

깔끔하다 못해 썰렁하기까지한 주방의 모습입니다 ㅎㅎㅎ

원래는 설겆이는 더이상 그릇이 없을때 하는 것이요, 1년에 5-6번 정도, 도저히 잘 공간이 나오지 않을때 청소라는 것을 해오던  저였습니다. 매일 설겆이와 청소를 한다는거. 이건 경북 포항에 사는 최필예 여사(우리엄마 ㅡ.ㅡ;)가 본다면 까무라칠지 모를 일이죠!
쵸가 오기전에는 가스렌지위에는  냄비와 후라이팬등 두군데 모두 올려져 있었고, 씽크대에는 설겆이거리로 가득했죠. 나름 그릇쌓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는... 도마,칼,행주,수세미 등이 지저분하게 놓여져 있었지만, 지금은 보시는것과 동일합니다.
30년을 넘게 살면서 매일매일 설겆이하고 청소하는 발향기라니! 이런 변화가 저에게  올줄은 몰랐습니다.
서프라이즈~~~

청소를 왜 해야하는지에 대해 모르는 남자 사람이었기에 청소하면 뭐가 좋은지는 정확하게 말씀드릴수 없어요!~
하지만 환경이 깨끗해지니까 일단 기분이 좋아지고, 건강에도 좋을거 같다는... (이런 이유 맞죠? ㅡ.ㅡ;)
혼자사는 또는 자취하는 남자 사람의 경우, 저같이 설겆이는 더이상 그릇이 없을때 하는 것이요! 청소는 더이상 잘 공간이 나오지 않을때 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ㅋㅋ (여자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겠지만 ㅋㅋㅋ)
이런 남자사람들에게 반려 동물을 키우는 일을 권하고 싶네요.
조금은 귀찮지만, 조금만 신경쓰면,  남자 사람의 방도 청결하고 깨끗한 상태로 바뀌는 놀라운 변화가 찾아올 수 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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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집사님들께 초보집사 머리숙여~ 여쭙습니다.
1. 고양이 씻기는 좋은 방법 (ㅜ.ㅜ)이 있나요?
2. 사람이 먹는 참치캔은 잘 먹으면서, 고양이 전용 참치등의 캔을 안먹는 이유가 뭘까요? ㅡ.ㅡ;


후배에게 돌려줄 때까지  발집사는 우리 '쵸' 이쁘게 키울게요.
선배님들의 지식을 마구마구 쏴주세요 ^^
'쵸'는 소중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