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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14)

욕망의 불꽃, 윤정숙(김희정)이기에 가능한 답답함!



욕망의 불꽃,
윤정숙이기에 가능한 답답함!


드라마 욕망의 불꽃, 1월 23일 방송에서는 윤정숙(김희정)이  백인기(서우)에게 윤나영(신은경)이 친모라는 사실을 말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차마 윤나영에게는 이 사실을 알려주지 못했고, 윤나영이 백인기 과거영상을 퍼뜨리는 방법까지 쓰며 윤나영vs백인기, 두 모녀의 악녀대결을 이어 나갔습니다.
 
그런데 시청자게시판 등을 통해 윤정숙의 답답한 캐릭터에 대해 많은 분들이 지적을 하였습니다.
윤정숙의 답답한 행동에 많은 시청자들이 분통을 터트리며, 처음부터 윤정숙때문에 꼬여버린 관계를 풀려고 하지 않는 윤정숙은 윤나영보다 더 악녀라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드라마를 50회까지 진행해야 하니, 제작진이 윤정숙캐릭터를 답답하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쉽게 말해 백인기에게는 말해주고, 윤나영에게 말해주지 않는 행동이 이해할수 없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제가 느낀 것은 조금 달랐습니다. 제가 드라마를 보면서 느낀 것은 '윤정숙때문에 답답하다'가 아니라 '윤정숙이 저 말을 과연 해낼수 있을까' 였습니다.

윤나영이 산부인과에서 백인기를 낳을때로 거슬러 가 봅시다.
윤정숙은 기절했던 윤나영에게 아이가 죽었다고 합니다. 그건, 윤나영의 마음을 읽고 했던 거짓말입니다. (윤나영은 언니인 정숙에게 마저 몹쓸짓을 하고,  언니의 자리였던 대서양그룹으로 시집 가기 위해 발악을 했죠 ㅡ.ㅡ;) 윤정숙은 그런 나영의 허물까지도  이해하고, 윤나영이 원하는 시집을 보내기 위해 그렇게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윤정숙이 아기가 죽었다고 말하자 윤나영의 반응(아쉽지만 잘됐다. 뭐 그런 ㅡ.ㅡ;)을 기억해보면 이해될 것입니다. 이렇듯 윤정숙은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고, 동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캐릭터입니다.

 백인기(어린시절-혜진)를 키우던 정숙은 나영에게 혜진이를  보여주고 싶어했습니다. 차마 나영에게는 말하지 못할 비밀이었지만, 혜진이를 한번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윤정숙은 혜진(백인기)이 가출하던 날, 바닷가에서 혜진의 신발을 품에 안고, 나영에게 미안하다며 오열을 했습니다. 동생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정숙은 자신때문에 혜진을 잃은것 같아 나영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집니다.

그 후  나영이 정숙에게 물어 본 적이 있습니다. 고아원에서 데려와 키운 아이(혜진)가 혹시 자신의 딸이 아니냐고? 정숙은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후 정숙은 '죽은줄로만 알았던 혜진이랑 비슷한 아이를 봤다. 그 아이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고 말을 했는데요. 이 때 나영은 '이집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라고 격분하며, 다시는 자기앞에 나타나지 말라며 혜진의 존재를 완강히 거부했습니다. 윤정숙은  혜진이에 대한 나영의 마음의  짐까지도 대신  짊어지려고 하는 답답할 정도로 이해심많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윤정숙은 독거노인들을 돌보는 것이 당연히 자신이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자신을 희생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매사에 계산같은것을 할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모든사진: 욕망의 불꽃)

하지만  정숙의 입장에서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하고 싶었던 사실(인기와 나영의 관계)을 밝혀야할때가 왔습니다. 
결국  나영에게 차마 하지 못한 말을, 백인기에게는 먼저 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영에게도 이 사실을 말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차마 입에서 그말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결국 답답하리 만큼 이해심이 많고, 남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는 착한 사람이기에, 매사에 계산같은 것을 할줄 모르는 사람이기에,  윤정숙은,  딸의 존재를 완강히 거부하던 동생의 마음을 알기에 아무런 계산도 하지 못하고, (보통사람들이 이해할수 없는) 나영에 대한 미안한 마음(혜진을 책임지고 키우진 못한 죄)이 겹쳐, 차마 말을 끝까지 해내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것은 윤정숙이기에 가능한 답답함이었습니다.


김희정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눈물연기, 신은경의 표독한 악녀연기 등 주연배우들의 미친 연기력에 몰입도를 높이는 '욕망의 불꽃'  앞으로도 많은 이야기가 남아있는데요.
우선 윤나영이 백인기가 자기딸이라는 사실은  곧 알게 되겠지요. 지금까지 그녀가 보여준 무서운 악행들을 떠올리면 어떤 반응이 나올지 상당히 궁금해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