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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14)

바쁜 농사철, 농민들이 서울로 간 까닭은?




서울로 가야 했습니다!
한적한 농촌에 농민들이 요즘 농삿일로 한창 바쁩니다.
모내기도 해야 하고~ 열매쏙기도 해야하고~ 풀베기도 해야하고...
하지만 고단한 만큼 보람도 느끼지요.
주말에 내린 단비에 싱긋 웃는 자연의 향기를 맡노라면, 농삿일이 참으로 흥겹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어제였습니다.
5월18일, 농어업선진화위원회에서 '쌀관세화 조기 개방을 위한  토론회'를 한다고 합니다.
모내기도 해야하지만, 밭에 얄미운 잡초도 뽑아야 하지만, 쌀시장 조기 개방만큼은 싫습니다.
다 개방해도 쌀만큼은 지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농민들은  얄미운 잡초를 뒤로 하고, 서울로 모였습니다.

쌀개방만큼은 막아야 하니까요!
농어업선진화위원회에서 토론회 시작을 알립니다.
지역에서 올라온 30여명의 농민들은 '농민들은 쌀수입을 전면개방하려는 농어업선진화를 반대한다'
고 주장하고, 하나둘 단상앞으로 나옵니다.
그랬습니다. 바쁜 농삿일 팽개치고 이곳에 온 것은 쌀시장 조기 개방 만큼은 반드시 막고 싶은 당연한 농민의 이유였습니다.
농민들이 '쌀개방 반대한다'와 '농어업선진화 해체하라'를 외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주최측은 토론회를 다음으로 연기하겠다고 발표합니다.
몸싸움이나 마찰같은 것은 없었고, 토론회는 무산되었습니다.

그런데 웃음이 나오네요!
의견수렴을 위한 토론회라구요?
그런데  쌀조기개방만큼은 안된다는 마음으로 한걸음에 달려온 30여명의 농민들을 제외하고, 토론회장에 농민은 아무도 없습니다.
농관련업계와 기자들숫자는 손으로 헤아릴수 있을 만큼  적습니다. 농민도 없는 의견수렴토론회가 가능한가요?
그런데 웃음이 나오네요, 의견수렴 할것도 없지 않습니까?
 쌀시장 조기개방은 농민뿐 아니라, 국민도 반대합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쐬며, 책상에 앉아 토론회자료 만들 시간에..지역에 농민들을 만나 이야기나 한번 들어 보십시오!
마디 마디 갈라진 손, 물집에 물집이 올라온 손, 그 손한번 잡아주시는게 어떨런지요?


법적대응조치한다구요?
기사를 보니 토론회가 무산된 것에 대하여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농민들에게 고발 등 법적 대응조치 여부를 검토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이요, 쌀포함해도 25% 밖에 안되는 나라입니다.
쌀시장을 조기 개방하는것이 농업선진화입니까?  쌀개방해서 농업을 선진화 한다구요?
그거요, 이름만 농어업선진화지 실제로는 농업포기잖아요.
국민들의 안전한 먹거리를 포기하는 농어업선진화방안이야 말로, 국민들로 하여금 고발받아야할 대목이 아닐런지요.

국민들도 아는데...
혹시 잊으셨나요? 1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국민들이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에 맞서 거대한 촛불을 들었던 것이 1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국민들은 촛불을 내렸지만, 그 마음을 내린것은 아닙니다.
지금 미국산쇠고기가 수입되고 유통되지만, 팔리지 않아 골머리가 아프다면서요?
밥은 주식인데, 이제는 쌀마저 조기개방하겠다구요? 
농산물값 제대로 받지 못해 힘든 농민들인데...
그렇지 않아도 농가부채로 죽을 지경인데.......
한해  천명 가까운 농민들이 자살하고 있는데...
국민들도 우리 쌀을 , 우리 농업을 지켜야 한다는 걸 알고 있는데.....

농민과 국민의 마음에는 아직 촛불이 활활 타오른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