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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14)

드라마 '결혼해주세요' 아내에게 해서는 안될 말 '삼단콤보'



우연히 주말에 재방송으로 '결혼해주세요'를 보게 되었는데..
처음 보는 드라마인데도 내용이 눈에 쏙쏙 들어오는게...제가 봐야 할 드라마임을 알아차렸어요.
그래서 2주-3주전부터 열심히 시청하고 있습니다.
시작한지 이제 한달 조금 넘었으니..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점점 극의 재미에 탄력이 생기는 것 같아 주말이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극 초반부터  다 못봐서 그럴지는 몰라도,  정임역할에 김지영씨 캐릭터가 처음에 정말 마음에 안들었어요.
이 여자, 착하기는한데, 퉁명스럽고, 무드도 없고... 정임역할을 보면서 내내 답답했어요.
거기에 별일 아닌 일로, 남편 태호(이종혁)를 의심하고, 가출까지 하는 정임을 이해할 수 없었죠...
그런데, 7월31일과 8월1일 방송분을 보면서, 좀 과장해서 온몸에 소름이 돋더군요....
정임 때문이 아니구요, 바로 남편 태호때문이었어요!

정임은 태호에 대한 미움을 접고, 믿으려고 합니다.
커피숍에 나란히 앉아 나누는 둘의 대화...
정임이 태호에게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무서워,,,그리고 불쌍해...'

정임은 하염없이 눈물만 흘립니다. 어찌 안그럴까요?
정임은 태호에게 나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지만, 속으로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당신 믿을게' 내가 속좁게 굴었다면 미안해', 이렇게 말이지요..
가는 말이 비단처럼 고운데... 오는 말은 뺨맞는 경우라니요..
거기서 무서워!... 그리고 불쌍해!가 왜 나옵니까?

태호, 이 남자!
평소에도 자기는 잘났고, 가족들을 위해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가는데. 집에 있는 부인은
집에 오면 편하게 해주지는 못할 망정 사사건건 의심하고, 트집잡는다 생각하고 있죠.
무섭다고 말하면, 자기를 이제 안괴롭힐거라는 계산이었을 수도 있구요,
거기다가 자기가 잘못을 한게 있으니까.... 무섭기도 했을 겁니다.
그렇게 말을 함부로 뱉어버리네요...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야할 말이 있고, 해서는 안될 말이 있습니다.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말, 상대의 컴플렉스를 자극하는 말등이 그것이라 하겠습니다.
정임은 남편의 말이 계속 머리 속에 맴돕니다.
저도.. '무서워.. 그리고 불쌍해' 란 말이 머리속을 계속 맴돌더군요...

그리고 8월1일 방송에서는 드디어 일이 터지고 말았지요.
태호와 서영이 연구실에 함께 있었는데, 정임이 나타난 겁니다.
태호는 진짜 정임이 무서운가 봅니다. 서영을 책상 밑으로 숨기고 맙니다.
한심하긴 하지만, 정임이 서영을 못보길 바라네요..
그러나 서영의 전화벨이 울리고, 세 사람은 어색하게 마주합니다.

정임은 뛰쳐나가고. 뒤따라온 태호는 아무일도 없었다고 말합니다.
이 무심한 아저씨, 이미 한번 정임을 울렸던 말을 또 끄집어 냅니다.
네가 무서워서 숨겼다! 서영이에게 잠시 흔들렸다, 그거 뿐이라고 하네요.

해서는 안될말 '무섭다. 불쌍하다. 잠시 흔들렸다' 삼단콤보를 날리는 순간입니다.

남편의 계속되는 거짓말과 무심함때문에 자기의 삶과 자기의 처지를 생각하게 된 정임,
서영과 자기를 비교했을때, 자신의 삶이 가엽게도 여겨졌을 겁니다.
하지만, 이 남자는 분명 내 남자잖아요.
그래, 이 남자 믿어보자! 하면서.... 믿음을 표현하기 위해 또 다시  찾아간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해서는 안될말 삼단콤보를 듣고는 믿음보다는 자신의 인생이 더 가엽게 느껴진 겁니다.

"내가 정말 참을 수 없는 건 내가 봐도 걔가 정말 예쁘고 멋지고 똑똑하다는 거야 
 내가 봐도 내가 무섭고 지겹다는거야"


진짜 바람을 피운 것만이 죄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하는 마음이 사라져 버렸다면, 그게 바로 죄가 되는 것이지요.

배신감보다 더 무섭고 지독하게,,, 자존심에 상처를 받게된 정임! 
결국 폭탄 선언을 합니다.
'우리 서로 맘껏하고 싶은 것 하면서 각자 살자!'

그동안 답답해보였던 정임과 이제는 동화가 되어버렸네요.
 아마 이제 정임을 응원할 것 같은데요 ^.^

부족한  제 생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