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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14)

영화 '코리아'와 실제(남북단일팀-탁구)는 어떻게 다를까?

 

 

 

영화 ‘코리아’와 실제(남북단일팀-탁구)는 어떻게 다를까? 1991년, 초등학생이었지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단일팀 여자 단체전에서 코리아팀이 우승을 했던 기억만큼은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의 월드컵 열기 만큼이나 대단했던 열기도 떠오른다. 얼마전 이내용을 극화한 영화 ‘코리아’를 봤다.보통 극장에 젊은 연인들이 많이 찾는데, 1991년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을 중년층 관객들이 상당히 많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감동을 주기 위한 극적요소들이 다소 거슬렸지만, 이런점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감동적이고, 주변인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였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빙의에 가까운 연기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현정화가 된듯 하지원이 외치는 ‘파이팅’이나, 진짜 북한탁구선수같았던 '유순복'역할의 한예리,그리고~~또 한번 연기파배우임을 확실히 보여준 리분희역할의 배두나!!!!그래서일까? 1991년을 제대로 담아낸 것 같은 영화였다. 더욱이, 1991년을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랬을 것이다. 중년층 관객들의 표정에서 감동을 읽을수 있었다.

(사진: 다음 영화 검색 '코리아')

 

 

 

 

영화가 끝나고, 이것 저것 자료를 찾아봤다. 영화와 실제는 어떻게 다른가? 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다. 내 예상과는 달리, 상당히 많은 부분이 사실이었다. 리분희선수가 간염으로 아팠다는 부분이나, 남북 선수들의 마찰, 주옥같은 대사들.... 등 많은 부분이 사실이었다. 물론 과장이나 각색돤 부분도 분명 있겠지만, 픽션은 고작 10%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럼 영화와 실제는 무엇이 다른지 이야기해보자. 우선 영화에서 현정화의 아버지가 등장하는데, 실제로 현정화감독의 아버지는 84년도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현정화의 아버지는 탁구선수였지만 국가대표가 되지 못한 것이 평생의 한이었고, 그 한을 풀어달라는 유언을 남기셨다고 한다. 현정화는 결국 아버지가 돌아가신후 금메달을 안겨준 것이다. 영화에서는 현정화가 금메달을 딴 후 아버지에게 금메달을 안겨주는데, 이건 감독의 작은 배려(?)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경기순서도 조금 다르게 설정되었다.

영화에선 마지막경기를 복식으로 설정했지만, 실제로는 단식, 단식, 복식, 단식, 단식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실제 경기에서는 단식 두 경기를 이기고, 복식과 단식을 내준 후 2대 2 상황에서 북한의 유순복과 중국의 가오쥔이 숨막히는 명승부를 펼쳐 ‘코리아’팀이 우승을 하게 된다. 실제 경기에서 현정화-리분희 복식조는 덩야핑-가오쥔조에게 진 것이다. 영화에서는 4경기에서 유순복의 활약을 보여준다. 그리고 극적인 연출을 위해 현정화-리분희조가 마지막 경기에 나와 승리하는 것으로 배치하였다. 물론 뻔히 보이는 결말이었지만, 참으로 뭉클해지는 순간이었다. 실제경기가 대개 길었던 건 기억했는데 찾아보니, 무려 3시간 40분의 혈전이었다고 한다.... 켁~

 

 

그런데 영화에서 중국선수들을 너무 못되먹게 그렸는데 덩야핑등 중국 선수들이 이 영화보면 기분이 어떨까? ㅋㅋㅋ (1991년 현정화선수와 리분희선수의 모습, 사진: 한겨레신문)

 

 

 

 

 

금메달 신화를 이룬 코리아팀은 눈물의 이별을 한다. 영화에서는 급하게 버스를 타고 떠나는 북한팀의 모습이 보여진다. 예정된 이별이지만 급작스런 이별로 그렸다. 이를 배웅하는 한국팀의 모습을 통해 감동과 아쉬움을 교차시키는데, 영화에서처럼 실제로도 현정화는 리분희에게 금반지를 선물했다고 한다.

 

 

 

 

 

영화가 끝나고, 1993년 세게선수권대회이후 현정화와 리분희는 한번도 만나지 못했다는 자막에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이것저것 찾다보니, 2005년, 현정화는 6·15공동선언 5주년을 기념해 민족통일대축전에 대표단으로 평양에 간 적이 있었고, 리분희를 만나고 싶어서 수소문해봤지만, 아쉽게도 만날 수 없었다고 한다. 아마 조만간 다시 만날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꼭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 영화가 히트치면서, 얼마전 리분희선수와 유순복선수의 근황이 공개되었다. 리분희선수는 북한 장애인협의회 서기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유순복선수는 탁구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다음 영화검색 '코리아')

 

 

 

영화에서 남자단일팀 경기는 나오지 않았는데, 실제경기에서 남자단일팀은 4강에 올랐다. 그러게~~ 유남규 어디갔어? 유남규 어디갔어? 유남규는 영화에 왜 안나왔나 싶어서 찾아봤더니.... 원래 배우 오정세가 유남규역할을 맡았었지만, 영화촬영중간에 오두만으로 이름을 변경해야했고, 남자선수들의 탁구치는 모습은 편집과정에서 전부 빠졌다고 한다 ㅋㅋㅋ 바로 이분이다 ^^ (사진은 다음 인물검색 '오정세')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아직 이 영화를 안본 사람이 있다면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생각해보니 이것말고도 국제경기에서 남북단일팀을 만든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본 것 같다. 탁구이후 몇차례 남북단일팀에 대한 논의는 있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한다. 종합대회가 아닌 국제대회에서 남북한이 의견차를 좁혀 실제 단일팀을 구성한 것은 탁구와 축구, 단 두차례 뿐이란다. 1991년 4월 일본 지바에서 열린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6월 포르투갈에서 열린 '제6회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남북단일팀을 구성하고 코리아란 이름으로 출전한 것이 전부! 코리아 탁구팀은 분단 이후 처음 결성된 단일팀으로, 여자팀은 단체전 우승, 남자팀은 단체전 4강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축구 청소년 남북 단일팀또한 8강에 진출하는 좋은 성적을 냈다.

 

한반도기 아래 남과 북이 하나가 되어 함께 아리랑을 다시 부를수 있기를 바란다. 때론 사이가 좋다가도, 어떨땐 싸우고....그래서 때론 미워하는 사이... 남과 북, 결국 우리는 '한민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