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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14)

구미호여우누이뎐, '떡밥만신'과 '민폐초옥'





올여름, 정말 재미있게 시청했던 
구미호여우누이뎐이 아쉽게도 종영하였습니다.
16부가 시작되기전부터 가장 궁금했던 것이 
구산댁의 복수가 어떻게 이루어질까? 였습니다.
그리고  만신의 정체(천우와의 관계)는 무엇일까?였습니다.
제 예상과는 너무 다른 내용으로 전개됩니다.  .
(4대강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낙동강에 화물선이 떠 있는 장면을 목격한것처럼~ 속은 기분입니다.)
마지막회는 다소 실망스럽습니다.
15부까지 잘 쌓아온 공든탑이 16부를 통해 한순간에 무너지는 마음입니다.



1. 역대 가장 힘없는 구미호



 지금까지 지적받아왔던  약해빠진 구미호가 바로 구산댁이었습니다.

하지만 16부만큼은 통쾌하리라 믿었습니다. 장편의 구미호이기에 감추어두었던 화려하고 무시무시한 구미호의 매력을 마음껏 뽐내봐! 하고 기대했습니다. 윤두수, 만신과의 멋진 대결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16부 시작과 동시에 무서운 분장을 한 구미호(구산댁)가 윤두수방으로 들어섭니다.
구미호가 들어오는 동시에 윤두수가 칼을 내리쳐 보지만 구미호는 눈치코치 100단 구미호로 돌아온 듯  날렵함으로 위기를 모면합니다.액션신이 통쾌하게 그려지는듯 하다가~천우가 잡혀오고 지루한 복수가 시작됩니다.
천우를 죽이려던 윤두수는  조현감에게 잡혀가고,  모든 재산을 빼앗기는 것으로 죗값을 대신합니다.
이제서야 윤두수와 구미호와의 한판대결이 이루어지려나 봅니다.이미 윤두수는 호랑이 칼을 만신에게서 얻은 상태입니다.구미호는 힘차게 달려가 윤두수를 헤치려 하지만, 호랑이칼을 가슴에 찬 윤두수 앞에서 또 힘없이 비틀비틀 대고 맙니다. 이쯤하면 천우가 나타나야죠! 아니나 다를까 천우가 구미호를 대신해서 희생을 당합니다.
예고편에서 봤던 것처럼, 힘없는 엄마를 대신해 연이가 나타나  윤두수를 죽입니다.
통쾌한 복수를 기대했지만, 뻔할 뻔에 뻔자 스토리로 윤두수가 최후를 맞는군요!
그리고 만신과의 대면같지 않은 대면 ㅡ.ㅡ;

우리가 알고 있던 구미호란 어떤 존재였습니까? 오뉴월에 서리를 내리게 할 만큼 한을 가진 자요, 둔갑술에도 능하고, 발은 얼마나 빠른대요. 요리조리 바람을 가르는 민첩함과 천하장사 5명을 번쩍 들 괴력까지 겸비했었잖아요! 어떤 괴수와 싸워도 이길수 있을 최고레벨의 능력치를 가진 것이 구미호인데... 약점이라고는 인간의 정에 약하다는것 뿐입니다. 그런데 15회동안 보여주지 못한 능력, 마지막회에서도 보여주지 않네요. 역대 가장 힘없는 구미호의 모습에 실망하고 맙니다.



2. 만신의 정체는 떡밥!

가장 실망한 것이 만신의 정체입니다.
만신은 죽은 윤두수를 찾아 간을 꺼내 먹습니다. 참 무섭습니다. 어쩜, 이드라마~ 만신과 구미호의 대결을 보려고 지금까지 기다렸을지 모릅니다. 간을 꺼내 먹는 것을 본 구산댁이 만신의 얼굴에 흰 가루를 뿌리자 그는 흉측하게 변해갑니다.
자신이 먹었던 간의 주인들의 모습이 얼굴에서 막 뿜어져 나옵니다. 오~이제 변신하려나 봅니다.
(긴장 백배!)

구미호? 이무기? 호랑이? 까마귀?  뭐야?
에게! 그냥 흉터만 생긴 원래 무서운 만신이네요!
구산댁의 말을 통해 만신의 정체가 드러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간을 꺼내 먹은 것이냐~~두고두고 고통받게 해 주겠다. 그것이 너에게 내리는 형벌이다'      (어디가요?) 구미호가 그냥 가버리네요. ㅡ.ㅡ; 
만신의 정체는 죽지못하는 존재이고, 600년을 살아왔으며, 악한자들의 간을 먹어야 살수 있는 존재였네요
한국판 좀비 또는 뱀파이어 같은 거네요. 조금 허무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닙니다. 
만신은 그냥 윤두수의 간을 먹으려고 그런 작당을 꾸민것인가요? 매향(천우엄마)과 천우와의 관계는 도대체 무엇인가요?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600년전부터 살아서 모든걸 꽤 뚫어보는 건가요?
만신은 도대체 왜 윤두수한테 그랬는지 설명이 안되는게 문제입니다.
그냥 게시판에서 시청자들끼리 머리 터지게 싸우라고, 떡밥으로 던진건가요?

제 마음대로 해석해보면, 만신은 600년전에 ㅡ.ㅡ;; 초옥이와 같은 병에 걸렸고(나병환자였다는 사람들도 많던데..거기까진 모르겠구요), 구미호의 간을 먹어 영원히 사는 저주에 걸린 것이죠! 마침 초옥이란 아이가 똑같은 병에 걸렸고, 구미호의 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죠. 구미호나 사람에 대한 미움도 있었고, 연이의 엄마 구산댁이 구미호라 한편으로 밉고, 또 다른 한편으론 마지막에 자신을 죽여줄 수 있을거라 믿었다..이렇게 해석이 되긴 하는데... 이것도 좀 부족하네요 ㅡ.ㅡ;
어쨋든~ 만신은 떡밥인게 분명합니다.




3. 초옥의 복수! 반전이 아닌 민폐



구미호-구산댁이 복수를 마치고, 떠나려합니다. 부모를 모두 잃은 초옥이 복수를 꿈꾸고. 연이가 자신의 몸에 빙의된 것처럼 속여 구산댁을 따라나섭니다.
 초옥은 1년을 준비한후  구산댁에게 여우피를 먹이고  칼로 찌릅니다.

죽어가던 구산댁이 말합니다. "네가 연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진작에 알고 있었다. 그 동안 여우 피를 먹이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도 내 딸이라 믿고 싶었다. 내 딸을 보는 것 같아 함께하고 싶었다" 초옥이가 눈물을 그렁그렁거리며 죽지말라고 애원하지만 구산댁은 저승으로 가 연이를 만나는 것으로 엔딩!
초옥의 복수? 반전이 아니라 민폐죠. 
영화 '링'에서 티비속에서 귀신이 튀어나오던 충격적인 장면이나, 영화 '식스센스' '제눈엔 귀신이 보여요' 와 같은 소름끼치는 반전도 아니거니와, 개연성이 너무나 떨어집니다.
초옥이는 구미호의 딸 연이의 간을 먹은 아이입니다.
어른들의 잘못이지, 초옥이는 죄가 없다고 해도, 설령 초옥이몸에 연이가 잠깐 있었다 해도,
연이의 혼이 떠난걸 아는데, 그리고 초옥이가 연이가 아니라는 걸 아는데, 내 딸이라 믿고 싶었다는 건 억지죠!
초옥이가 복수를 하고, 구산댁이 알고 있었단 사실을 듣고....어머니하면서 우는거는 또 무슨 황당한 시츄에이션~~

모성애라는 이드라마의 소재처럼, 감동모드로 마무리하려는 의도였을지는 모르지만, 초옥의 복수 코드는 반전이라하기엔 놀랍지도 않고, 개연성이 없어 감동적이지 못한 민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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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이 너무 아쉬운 나머지 흥분해버렸네요!
(세숫대야에 종이배 안 뛰운다 해놓고 돌아서서 종이배 만드는 사람 같겠지만) 제가 이렇게 흥분한 것은 여우누이뎐 애청자여서 그런거구요! '구미호 여우누이뎐'은 기존의 구미호와는 색다른 재미였습니다.  배우들의 가슴을 울리는 연기력과 스릴넘치던 전개는 정말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장편의 구미호! 정말 반가웠고 그동안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든사진-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