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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14)

장편의 '사랑과전쟁'을 보는듯한 역전의 여왕





역전의 여왕, 부자연스러운 전개와 매력없는 캐릭터!

드라마 역전의 여왕은 내조의 여왕의 후광을 업고, 김남주가 다시 출연하며 많은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역전의 여왕, 너무 많은 기대를 했던 탓일까요? 역전의 여왕 재미있긴 하지만, 솔직히 내조의 여왕에 비하면 재미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내조의 여왕은 극의 자연스러운 흐름은 물론이거니와 캐릭터마다 매력이 넘쳐났습니다.
김남주와 오지호는 물론이고, 태봉이-윤상현부터 이혜영, 최철호의 코믹연기와 김남주를 선두에 두고, 사모님께 아부를 떨던 조연들까지 감칠맛나는 연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역전의 여왕의 극 흐름은 조금 부자연스럽습니다. 결혼 때문에 능력있던 황태희 팀장이 물론 제 발로 나오기는 했지만 팀장자리를 뺏기는 설정과  한송이 상무(하유미)의 악녀 캐릭터는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그렇게 능력을 인정하던 황태희 팀장이 결혼을 하고, 자기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팀장자리를 빼앗고, 내쫓는다는 것도 그렇고, 다시 돌아온 황태희와 구본부장을 몰락시키기 위해 봉준수를 이용하는 것도 좀 억지스러워 보입니다. 물론 결혼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고, 오직 자신의 성공을 위해 그리고 그 성공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적으로 간주하는 한송이 캐릭터이기에, 봉준수를 이용해 황태희의 기획안을 빼돌리는 전형적인 비열함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황태희가 호텔을 찾아오게 하여 망신을 주는 내용은 황태희와 봉준수를 이혼시키려는 의도처럼 보여지는데요. 한송이 캐릭터를 연기하는 하유미의 연기는 훌륭하지만, 한송이의 악녀캐릭터는 조금 지나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백여진 캐릭터또한 사랑했던 남자 봉준수에 대한 감정과 능력이 너무 뛰어났던 선배 황태희에 대한 분노나 적개심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봉준수 캐릭터는 말할 필요도 없구요!그래서 극의 흐름마저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게 됩니다.

그리고, 내조의여왕때처럼  조연들의 감칠맛나는 캐릭터가 부족합니다.
제2의태봉이가 되어야 할 갑돌이-박시후가 양념이나 겉절이신세가 되었고, 웃음을 선사하는 조연캐릭터들이 없습니다. 그나마 내조때의 웃음코드를 이어 받은게 박시후와 그림자커플(껌딱지커플)을 이루고 있는 구본부장 비서 강우(임지규) 정도 입니다. 
(12회에서도 '유경-김탁구' 발언과 '호강시켜준다더니' 발언등으로 큰 웃음 주셨죠)



장편의 '사랑과전쟁'을 보는듯한 역전의 여왕, 이제 역전하라!



이렇다 보니 극의 중심에서 황태희(김남주)와 봉준수(정준호), 백여진(채정안)이 드라마를 끌고 갑니다.
그래서인지 역전의 여왕은 전편 내조의 여왕의 매력을 뛰어넘지 못하고, 마치 장편의 '사랑과전쟁'이 되어 버린 것만 같습니다.

역전의 여왕 12회에서는  황태희가 봉준수와 백여진이 과거에 사귀었던 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황태희가 오열하는 장면이 방송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에서도 말했듯이 한송이상무(하유미)의 음모로 기획개발팀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호텔에 찾아가는 내용이 그려졌습니다. 불륜의 현장이 아니라,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을 본 황태희는 자기 자신이 너무 두렵습니다. 이제 남편의 말을 믿을수 없는 자기 자신이 너무 두려운 것입니다.
그래서 황태희는 봉준수에게 엘리베이터앞에서 그만 끝내자는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랑과 전쟁에서처럼 방송말미에 황태희-봉준수 부부의  이혼찬성과 이혼반대를 물어야만 할 것 같았습니다.
이제 8회분밖에 남지 않았는데, 12회동안 역전의 여왕에서 보여준 스토리가 역전에 대한 발판을 마련하기 보다는
30대 부부의 결혼과 이혼에 관한 이야기- 장편의 사랑과 전쟁을 너무 닮아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은 무려 12회분까지 사랑과전쟁 스토리가 이어졌지만, 황태희-봉준수 부부를 빨리 이혼을 시키고, 역전스토리로 넘어갔으면 하는 생각입니다.드라마 사랑과 전쟁은 4주후에 이혼하느냐, 결혼을 이어가느냐로 끝을 맺지만, 역전의 여왕에서 이혼은 하나의 과정일 뿐이니까요. 그런데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 같고, 이제는 이 지긋지긋한 사랑과전쟁을 끝내야 할 때입니다.

역전의 여왕과 내조의여왕은 엄밀히 말하면 상당히 다른 내용의 스토리입니다.내조의 여왕은 부인의 헌신적인 내조를 보여주면서, 바보온달 같은 남편을 성공시키는 내용으로 결말을 맺었지만, 역전의 여왕은 모든 것을 다 잃은 황태희가 역전하는 내용으로 보는 것이 맞아 보입니다.
그러니까 내조의여왕과는 다르게~ 이혼이 하나의 과정으로 그려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불륜보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깨졌다는 것이 결혼을 이어 가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여지고, 이혼후 구본부장과 함께 황태희가 짜릿한 역전에 성공하는 내용이 그려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지금까지, 조금 부자연스러운 극전개와, 내조때처럼 캐릭터의 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빨리 사랑과전쟁스토리를 마친다면, 역전스토리가 중심이 되어 내조때보다 더 재미있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역전스토리에는 구본부장이 겉절이가 아닌 극의 중심으로 올라서며, 황태희와 함께 화려한 역전을 만들어줄것입니다. 또한 병원을 찾아 폐경기를 확인한 한송이 캐릭터가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줄 것도 같습니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목부장(김창완), 구본비서 강우와 무대울렁증이 있는 유경등의 캐릭터에도 내심 기대를 걸어 봅니다.

(사용된 모든사진:  역전의 여왕-12회중)